흩어진사람들
by 디아스포라
메뉴릿
맴돌던 문장
냉장고안에 호두 커다란 한봉지를 다 먹고 아기를 낳았다
호두가 모래시계처럼 줄어드는 사이 10개월이 지난 것이다
아기는 호두 때문인지 수시로 웃고 때때로 울로 주로 잠을 잔다 아직까지는
호두는 시아버지 몫이 었지만 야금야금 노리다보니 정작 시아버지는 한톨도 먹지 못했다
많은 일이 있었지
호두같은 아기를 품에 안은 일,천국과 지옥사이를 오갔던 일,지독한 더위와 목마름,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뒤 흔들었던 늦여름과 가을,단풍이 눈부시게 아름답던 나날들,눈물겹지만 울 수 조차 없던
마지막 그의 온기
나무상자를 올려놓은 허벅지가 데일듯이 뜨거웠던 그의 온기
눈을 지긋히 감고 콧잔등을 쓸어본다
승자는?
이겨낸 자는?
그는,나는,우리는 결국 이겨낸걸까
어머니의 꽃지게를 등에 지고 돌아가신 아버지와 길을 걸었던 그는,
눈물의 사과를 맛나게 베어물었던 그는,
새초롬하게 머리를 감고 산뜻하게 웃으며 머리를 털던 그는,
그런 꿈을 꾸고 그런 꿈에 등장했던 그는,
그 뜨거운 온기에 데여 흔적이라도 남았으면 했지만 일말의 붉으스름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10개월을 정확히 채우고 세상에 나온 아기처럼 의사의 선고에 한치의 빗나감도 없이 정확하게 너무나도 그답게.
그 기억들이 너무나 얉은 바다에 가라앉아 있어서 살짝 물결만 쳐도 그냥 들여다보기만 해도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일단 눈에 띄고 나면 아무리 살며시 드러낸 모습도 눈을 질끈 감고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울컥 토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잊고 싶은 기억들
반면에 간직하고 싶은 추억들
그리고 돌아가고 싶은 시간들

휴우
심호흡을 한다
호두같은 아기의 눈웃음을 보며 잠시 잊는다
잠시 잊고자 한다
그것에 대해 기록하고 저장하고 꺼내보는 일말의 과정들이 너무나 비현실적이다
너무나 급작스러운 일에 대한 인간의 당혹감
그 당혹감 때문에 최근의 현실은 항상 비현실적인 편이다
심호흡을 하면 비로소 현실이 된다
머리위부터 저 발 끝까지 심호흡을 하면 드디어 실감한다

일단은 취침
호두같은 아기와 함께
by 디아스포라 | 2011/02/08 04:51 | ORIGIN | 트랙백 | 덧글(0)
그들의 라이프 스타일
현실의 내가 아침에 눈을 뜨는 신문구독 사은품으로 받은 전기장판
현실의 내가 붐비는 출근 지하철 안에서 마시는 200ml 흰우유 
현실의 내가 근무하는 피곤한 상사들과 약삭빠른 후배들로 가득한 사무실
현실의 내가 걸치고 있는 사계절용 가디건
현실의 내가 마시는 이백오십원짜리 자판기 커피
현실의 내가 가끔 들여다 보는 액정이 깨진 구형 휴대폰
현실의 내가 읽는 달지난 홈쇼핑 카다로그
현실의 내가 매일 저녁 먹는 라면에 천원짜리 김밥한줄
현실의 내가 잠들기 전까지 함께하는 중학교때 구입한 브라운관 TV

현실의 내가 매달 받는 급여명세서의 숫자

그렇지만 현실의 내가 꿈꾸는 나의 모습,나의 삶,나의 STUFF 는 분명 다른곳에 존재한다 
누구나 꿈꾸는 HOT STUFF
한시가 다르게 급변하는 세상의 소용돌이 속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새로운 , 그리고 무엇보다 특별한 
그 무엇으로 가득찬 STUFF

언젠가 현실의 나의 삶이 STUFF 속의 라이프스타일을 닮아 있을 날을 꿈꾸며 (비록 꿈에서 그치더라도)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노력하는 사람들을 위한 매거진



  

렛츠리뷰
by 디아스포라 | 2009/02/17 14:22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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